서울의 겨울은 춥고 바쁘다. 하지만 눈 덮인 조용한 사찰을 걷다 보면 복잡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푸른 산비탈에 새하얀 눈이 쌓이고, 조용한 사찰을 스며드는 겨울 햇살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 조용히 명상할 곳을 찾고 있다면 서울의 사찰 투어가 최고의 선택이다.
오늘은 혼자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서울의 BEST 4 사찰에 대해 알아보자.
1. 영화사

서울 동쪽, 아차산의 깊은 숲속에 자리한 영화사는 겨울이면 더욱 고요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데요. 674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이 사찰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 중 하나로, 깊은 역사와 함께 겨울철의 운치까지 더해져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특히, 사찰로 향하는 산길은 겨울이면 하얗게 눈이 덮여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내는데요. 천천히 걸으며 바람 소리와 눈 밟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영화사는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각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중 미륵전에는 3.5m에 달하는 미륵석불입상이 있어 경건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이곳은 도시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겨울철 혼자만의 사색 여행지로 제격인데요. 따뜻한 차 한 잔을 준비해 사찰 마당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겨울 특유의 고즈넉한 정취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 길상사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길상사는 비교적 최근인 1997년에 세워졌지만, 법정 스님이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한데요. 무엇보다도 사찰이 지닌 특별한 이야기 덕분에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원래 이곳은 요정 ‘대원각’이었으나, 한 기독교 신자가 법정 스님께 기증하며 사찰로 탈바꿈하게 되었는데요. 덕분에 불교와 기독교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습니다. 사찰 내부에는 7층 석탑과 함께 ‘침묵의 집’, ‘길상선원’ 등 조용히 머물며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겨울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제격입니다.
특히, 눈이 소복이 쌓인 길상사의 정원은 그야말로 절경인데요. 붉은 단청과 흰 눈이 어우러진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습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따뜻한 차향이 감도는 이곳에서,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3. 화계사

서울 북쪽 삼각산 기슭에 위치한 화계사는 조선 중종 때 창건된 사찰로, 국제포교의 중심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겨울이 되면 이곳은 더욱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사찰 입구로 들어서면 울창한 숲길과 함께 겨울의 정취가 가득한 계곡이 펼쳐지는데요. 눈 덮인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계사는 외국인 스님들이 수행하는 관음국제선원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해 겨울철 조용히 머물며 참선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한겨울 새벽녘에 울려 퍼지는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는 더욱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데요.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번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요한 평온함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4. 흥천사

1397년에 창건된 흥천사는 조선 왕실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찰인데요. 조선 태조의 왕비 신덕왕후를 위해 지어진 이곳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사찰의 중심에 자리한 극락보전과 함께 다양한 전각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으며, 특히 사리탑과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 남긴 글씨 등은 역사적 가치를 더해줍니다. 눈 내린 겨울철의 흥천사는 더욱 운치가 있는데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산책하며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입니다.
2013년에는 ‘삼각선원’이라는 명상을 위한 공간이 새롭게 조성되었는데요. 이곳에서 사색과 명상을 하며 지친 마음을 달래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