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햇살 아래 하얗게 빛나는 도시들이 있습니다. 석회암과 대리석으로 빚어진 이 아름다운 풍경들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아요. 하지만 이것은 실제 존재하는 도시들의 모습입니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하얀 도시들은 각자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문화를 자랑하며,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죠.
이 도시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관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그 지역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어요. 햇빛을 반사하는 하얀 벽과 좁은 골목길,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의 조화는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독특한 문화를 가진 세계 하얀 도시들 BEST 4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스 산토리니

에게해의 보석이라 불리는 산토리니는 하얀 도시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어요. 화산섬인 산토리니는 절벽 위에 하얀 집들이 층층이 쌓여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산토리니의 건축 양식은 '키클라데스 양식'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에게해의 키클라데스 제도에서 발달한 독특한 건축 스타일이에요. 하얀색 외벽과 파란색 지붕의 조화가 특징적인데, 이는 단순히 미적인 이유만은 아닙니다.
하얀색 건물은 강렬한 지중해의 햇빛을 반사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해요. 또한 석회암을 주재료로 사용하는데, 이는 지진이 잦은 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선택입니다. 석회암은 유연성이 있어 지진에 강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죠.
산토리니의 집들은 대부분 동굴 형태로 지어졌어요. 이는 화산재 층에 파고 들어가 만든 구조로, '하이포스카파'라고 불립니다. 이런 구조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이아(Oia) 마을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것은 산토리니 여행의 하이라이트예요. 하얀 집들 사이로 붉게 물드는 하늘은 그야말로 장관입니다. 또한 아크로티리 유적지에서는 기원전 4500년경의 미노아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미하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미하스는 '푸에블로 블랑코(Pueblo Blanco)', 즉 하얀 마을로 유명해요.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전형적인 안달루시아 건축 양식을 보여줍니다.
미하스의 건물들은 대부분 석회암을 주재료로 사용했어요. 석회암은 이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고, 여름철 강렬한 태양열을 반사시켜 실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석회암의 항균 작용은 해충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었죠.
미하스의 거리를 걷다 보면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눈에 띕니다. 이는 과거 무어인들의 영향으로, 여름철 뜨거운 바람을 막고 그늘을 만들어 시원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요. 또한 이런 구조는 외부의 침입을 막는 방어 기능도 있었습니다.
미하스에서는 화분에 꽃을 심어 창가나 발코니에 두는 문화가 있어요. 이는 단순히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과거 물이 귀했던 시절 집 안의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지금은 마을의 상징적인 풍경이 되었죠.
미하스에서는 당나귀 택시를 타고 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이에요. 또한 마을 곳곳에 있는 작은 광장들에서 플라멩코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안달루시아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모로코 쉐프샤우엔

모로코 북부에 위치한 쉐프샤우엔은 '파란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건물의 기본 색은 하얀색이에요. 하얀 벽에 파란색 페인트를 덧칠한 독특한 모습으로 유명한 도시죠.
쉐프샤우엔의 건축은 모로코 전통 양식과 스페인, 유대인의 영향이 혼합된 형태를 보입니다. 15세기에 건설된 이 도시는 스페인에서 추방된 유대인들의 피난처 역할을 했어요. 그들은 자신들의 건축 양식을 가져와 모로코 전통과 융합시켰습니다.
건물들은 주로 석회암과 진흙을 섞어 만든 재료로 지어졌어요. 이는 이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고, 단열 효과도 뛰어났습니다. 좁은 골목길과 아치형 문, 중정을 가진 집들은 모로코 전통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쉐프샤우엔의 상징인 파란색은 20세기 중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유대인들이 신성한 색으로 여기는 파란색을 벽에 칠하기 시작했고, 이후 모든 주민들이 이를 따랐다고 합니다. 파란색은 모기를 쫓는 효과가 있다고 믿어지기도 했죠.
쉐프샤우엔의 메디나(구시가지)를 걷다 보면 다양한 색조의 파란색 건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좁은 골목길마다 숨겨진 작은 광장들, 그리고 그곳에서 열리는 재래시장은 여행자들에게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탈리아 오스투니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 지방의 오스투니는 '하얀 도시'라는 별명을 가진 아름다운 도시예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이 도시는 하얀 건물들이 모여 만든 독특한 스카이라인으로 유명합니다.
오스투니의 건축은 바로크 양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이 지역의 전통적인 건축 방식도 함께 어우러져 있죠. 건물들은 주로 석회암으로 지어졌는데, 이는 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였습니다.
오스투니의 거리를 걷다 보면 아치형 통로와 계단, 그리고 좁은 골목길이 눈에 띕니다. 이런 구조는 여름철 강한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주고, 바람이 잘 통하게 해 시원한 환경을 조성해요. 또한 과거에는 외부의 침입을 막는 방어 기능도 했죠.
오스투니에서는 옥상 테라스가 특징적이에요. 이는 '솔라리움'이라고 불리는데, 과거에는 올리브 오일을 만들거나 빨래를 말리는 등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드리아 해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죠.
오스투니에서는 매년 8월 말에 '백색의 밤' 축제가 열려요. 이때 도시 전체가 하얀색으로 장식되고,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립니다. 또한 도시 근교의 올리브 농장을 방문해 이탈리아 남부의 전통 농업을 체험할 수 있어요.